티스토리 뷰

poem

강물 흐르고

haeoreum 2018. 8. 25. 17:00

강물 흐르고

 

 

 

강물 흐르고

물속에 퍼지는 피라미 새끼의 붉은 피

지금은 살 한 점 뼈 한 올 기억도 향기도 흔적 없다

 

구리반지 속에 누워 햇살에 눈이 부셔

손가락 둘을 잘라 하나는

그를 주고 하나는 강물에 던졌다

기러기 노래에 취하고 가슴엔

피라미의 좁쌀만 한 왼쪽 눈

 

강물이 슬픔에 떨고

메옥수수 밑둥이 지린 듯 달콤할 때

음표 없는 악보에 구국새 두 마리

싸서 보낼까

 

 

 

(1998)

'poem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치과에서  (0) 2018.09.04
총살  (0) 2018.08.26
계절의 경계에서  (0) 2018.08.25
너는 아는가  (0) 2018.08.25
그림자  (0) 2018.08.22
최근에 올라온 글
최근에 달린 댓글
Total
Today
Yesterday
TAG
more
«   2024/04   »
1 2 3 4 5 6
7 8 9 10 11 12 13
14 15 16 17 18 19 20
21 22 23 24 25 26 27
28 29 30
글 보관함