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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em

치과에서

haeoreum 2018. 9. 4. 17:05

치과에서

 

 

 

혀를 둘로 갈라 한쪽만 도려내 주셔요

 

어제의 입속에 돋은 날개를 저어

허공으로 솟구쳤다가

 

(사마귀 투성이의 건너편 빌딩 노란 물 탱크)

 

도려낸 자리에서 자란 향나무

위로 내려 앉았다

 

(잔잔한 ZOE 냄새, 53-1번 버스 소리)

 

저들은 말하고 있다 협박처럼

 

꿈을 꾸었어

입김을 불어대던 비둘기도

불꽃에 날갯죽지 호로록 태우며

거리를 두어야 할 별자리 사이로 갔다

 

반만 남은 혀야

말하지 말자

 

 

(1998)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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